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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실종자: 사라진 사람의 기록, 돌아온 사람, 끝나지 않은 사건서스펜스 스릴러 소설 2026. 3. 18. 04:55

사라진 사람의 기록
실종 사건에는 이상한 특징이 있다.
처음에는 모두가 관심을 가진다. 가족은 물론이고 경찰도 빠르게 움직인다. 주변 CCTV를 확인하고 통화 기록을 조사하고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들을 하나씩 찾아간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진다.
단서가 나오지 않으면 사건은 점점 조용해진다. 새로운 사건들이 계속 발생하고, 형사들은 다른 사건으로 이동한다. 실종자의 이름은 사건 파일 속에 남아 있지만 현실에서는 점점 사라진다.
형사 이도현은 그 과정을 누구보다 많이 봐왔다.
그는 강력팀에서 15년 동안 일했다. 그동안 수십 건의 실종 사건을 맡았다. 어떤 사람은 하루 만에 발견됐고, 어떤 사람은 몇 달 뒤 다른 도시에서 발견됐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그중 하나가 바로 박성우 사건이었다.
성우는 스물여덟 살의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IT 회사에서 일했고 친구도 꽤 있었고 가족과의 관계도 나쁘지 않았다. 주변 사람들의 말은 모두 비슷했다.
“조용하지만 성실한 사람이에요.”
“특별히 문제 있는 사람은 아니었어요.”
그가 사라진 날도 평범한 날이었다.
그날은 금요일이었다. 성우는 회사 동료 두 명과 퇴근 후 술을 마셨다. 술자리도 특별한 일은 없었다. 그냥 직장인들이 흔히 하는 이야기들, 회사 이야기와 미래 이야기들이었다.
밤 11시가 조금 넘어 술자리는 끝났다.
성우는 집으로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탔다. 막차 시간이었다.
지하철 CCTV에는 그가 혼자 앉아 있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약간 취한 것처럼 보였지만 크게 이상한 점은 없었다.
그리고 밤 11시 47분.
그는 집 근처 역에서 내렸다.
역 출구를 나가는 장면도 CCTV에 남아 있었다.
그 장면이 마지막 기록이었다.
성우의 집까지는 걸어서 10분 거리였다. 아주 익숙한 길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 10분의 길을 끝내 지나가지 못했다.
집에 도착하지 않았고 휴대폰은 새벽 12시가 조금 지나 꺼졌다.
가족들은 처음에는 단순히 친구 집에서 자고 온 줄 알았다. 하지만 다음 날도 연락이 없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틀 뒤 경찰에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수사는 바로 시작됐다.
도현과 팀원들은 주변 CCTV를 모두 확인했다. 역 주변, 큰길, 편의점, 골목 입구. 하지만 이상하게도 성우는 역 출구 이후 어디에도 찍히지 않았다.
마치 역 문을 나서는 순간 공기 속으로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
휴대폰 위치 기록도 마지막은 역 근처였다.
누군가를 만난 기록도 없었다.
범죄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수사는 몇 달 동안 이어졌다. 하지만 단서는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결국 사건은 미제 사건 목록에 들어갔다.
도현은 마지막으로 사건 파일을 정리하면서 생각했다.
‘아마… 돌아오지 못할 거다.’
그건 형사로서 냉정한 판단이었다.
하지만 7년 후 그 판단은 완전히 뒤집히게 된다.
돌아온 사람
7년이라는 시간은 생각보다 길다.
그 사이에 도현은 많은 사건을 겪었다. 새로운 형사들이 들어왔고 몇 명은 다른 부서로 이동했다. 경찰서 내부도 조금씩 바뀌었다.
그리고 박성우 사건은 점점 기억 속에서 멀어졌다.
그날도 평범한 오후였다.
도현은 책상 위에 쌓인 사건 서류를 정리하고 있었다. 강력팀 사무실에는 커피 냄새와 키보드 소리가 섞여 있었다.
그때 사무실 문이 갑자기 열렸다.
후배 형사 김지훈이 급하게 들어왔다.
“선배님.”
도현은 고개도 들지 않고 말했다.
“왜 그렇게 뛰어와.”
지훈은 숨을 고르며 말했다.
“실종자 하나가 돌아왔습니다.”
도현은 그 말을 듣고도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실종자가 발견되는 일은 가끔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누군데?”
지훈은 잠시 망설였다.
그리고 말했다.
“박성우요.”
도현의 손이 멈췄다.
“…뭐라고?”
“7년 전에 실종됐던 그 사람 맞습니다.”
순간 사무실 공기가 이상하게 느껴졌다.
도현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 어디 있어?”
“조사실에 있습니다.”
조사실로 가는 복도는 평소보다 길게 느껴졌다.
도현은 문 앞에서 잠시 멈췄다.
7년 동안 사라졌던 사람이 갑자기 돌아온다는 일은 거의 없다.
그는 문을 열었다.
조사실 안에는 한 남자가 앉아 있었다.
마른 체형, 창백한 얼굴, 짧은 머리.
7년이라는 시간이 분명 흔적을 남기고 있었지만 도현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그는 분명 박성우였다.
도현은 맞은편 의자에 앉았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도현이 말했다.
“7년 동안 어디 있었습니까?”
성우는 잠시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천천히 말했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기억이 안 난다는 겁니까?”
성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지막 기억은 지하철 역을 나오는 장면입니다.”
“그 다음은요?”
“눈을 떴을 때… 낯선 방이었습니다.”
도현의 눈이 가늘어졌다.
“어떤 방이었죠?”
“모텔이었던 것 같습니다.”
“누가 있었습니까?”
“아무도 없었습니다.”
성우의 말은 차분했지만 이상한 공백이 있었다.
마치 중요한 부분이 빠져 있는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돌아왔지만 끝나지 않은 사건
성우는 그 이후의 기억을 천천히 이야기했다.
그는 자신이 누구인지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름도, 가족도, 직업도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그는 며칠 동안 모텔 방에서 지냈다고 했다.
돈이 없자 방에서 쫓겨났고 그 이후에는 떠돌기 시작했다.
다른 도시로 이동했고 공사장에서 일하기도 했고 식당에서 설거지를 하기도 했다.
기억은 전부 단편적이었다.
도현은 물었다.
“그럼 이름도 몰랐습니까?”
“네.”
“주민등록증은요?”
“없었습니다.”
성우의 말에 따르면 그는 완전히 과거를 잃어버린 상태였다고 했다.
그렇게 7년이 흘렀다.
그리고 며칠 전 갑자기 기억이 일부 돌아왔다.
지하철 역.
집으로 가는 길.
어두운 골목.도현은 조용히 물었다.
“그 밤에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성우의 표정이 조금 굳었다.
“누군가를 봤습니다.”
“누구요?”
“모르겠습니다.”
“어디서요?”
“집으로 가는 골목이었습니다.”
성우는 말했다.
골목 안에서 한 남자가 다른 사람을 끌고 가고 있었다고 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싸움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그 사람은 상대를 억지로 끌고 가고 있었다.
마치 숨기려는 것처럼.
성우는 잠시 멈춰서 그 장면을 바라봤다.
그리고 그 순간
그 남자가 고개를 돌렸다.
“얼굴 기억납니까?”
도현이 물었다.
성우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얼굴은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럼?”
성우의 목소리는 낮았다.
“눈만 기억납니다.”
“눈?”
“네.”
그 눈은 이상하게 차가웠다고 했다.
마치 이미 무언가를 결정한 사람의 눈처럼.
그 사람은 성우를 잠시 바라봤다.
그리고 그 다음 순간
성우의 기억은 완전히 끊어졌다.
도현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실종자는 돌아왔다.
하지만 그가 왜 사라졌는지
누가 그를 사라지게 했는지
그 7년 동안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여전히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았다.
도현은 조사실 밖으로 나오며 생각했다.
실종 사건은 보통 두 가지로 끝난다.
찾거나
찾지 못하거나.하지만 가끔은
돌아왔는데도 끝나지 않는 사건이 있다.
그리고 그런 사건은 형사에게 가장 오래 남는다.
왜냐하면 그 사건에는
아직 어딘가에 설명되지 않은 사람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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